필라테스 중 뇌척수액 누출 사고, 영국 40대 여성 사례 공개
영국의 한 40대 여성이 필라테스 운동 중 뇌척수액이 누출되는 희귀한 사고를 당한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됐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바이스(VICE)에 따르면 영국 킹스 칼리지대 의대 병원 의료진은 필라테스 자세를 취하던 중 목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통을 느꼈다며 병원에 찾아온 여성의 사례를 공개했다.
여성 A씨는 필라테스 운동 중 목을 젖히고 머리를 뒤로 눕히는 자세를 취했을 때 왼쪽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고, 이후 지속적인 두통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4주간 지속되자 대형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 CT와 MRI 검사 결과,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맑은 액체인 뇌척수액이 누출돼 고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목을 젖히는 자세에서 척수가 압박받아 경막이 파열되면서 뇌척수액이 샌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한 두통은 특히 똑바로 앉아있을 때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뇌척수액 누출의 원인과 치료 방법
뇌척수액 누출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액체가 경막의 구멍이나 찢어짐으로 인해 외부로 흘러나오는 현상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뇌나 척수의 외상, 종양으로 인한 경막 손상,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경막이 약해지는 경우 등이 있다.
여성의 뇌 양측 경막에 고여 있는 뇌척수액(빨간색 화살표)의 모습과 소뇌 경막에 고여 있는 뇌척수액(파란색 화살표)의 모습 )/ BMC-Part of Springer Nature
이 질환의 주요 증상으로는 두통, 목 통증, 어지럼증, 시야 변화, 이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CT나 MRI 촬영을 통해 뇌척수액 고임을 확인하고, 뇌압 측정, 뇌조영술, 척수조영술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절대 침상 안정’과 ‘카페인 복용’ 치료를 받았다. 카페인은 뇌척수액 생성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두통 완화에 효과적이다. 2주간의 치료 후 퇴원했으며, 한 달 후 추적관찰에서 정상 상태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필라테스와 뇌척수액 누출의 연관성, 첫 사례로 주목
의료진은 “필라테스 자세와 뇌척수액 누출의 연관성에 관한 최초의 사례”라며 이번 케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록 이러한 부상이 드물게 발생하지만, 필라테스와 같은 신체 활동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일반적으로 뇌척수액 누출 치료를 위해서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머리를 약간 높이고 코를 강하게 풀거나 입으로 부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