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이라는 말이 잦아진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임상적 의미는 다르다. 간단히 말하면 골감소증(osteopenia)은 골밀도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로, 골다공증(osteoporosis)은 그보다 더 심하게 골밀도가 떨어져 골절 위험이 뚜렷히 증가한 상태다. 우리나라 자료에서도 50세 이상 여성에서 두 질환이 흔함이 지적된다.
진단은 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DXA)으로 측정한 T-점수로 이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T-점수가 −1.0 이상이면 정상, −1.0에서 −2.5 사이면 골감소증, −2.5 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분류된다. 폐경 후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에서는 T-점수를 기준으로 삼고, 젊은 층이나 소아·청소년 등에서는 Z-점수를 참고한다.
숫자 이상의 의미가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침묵의 질환’이라 불릴 만큼 증상이 없이 진행되다가 낙상이나 작은 충격으로 골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골감소증은 아직 골절까지 이르지 않은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골다공증으로 진행하거나 이미 골절 위험이 높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순한 골밀도 수치뿐 아니라 연령, 이전 골절력, 스테로이드 복용 등 여러 위험인자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치료 관점에서도 접근법이 달라진다. 골감소증 단계에서는 생활습관 개선(규칙적 체중부하 운동, 충분한 칼슘·비타민D 섭취, 금연·절주, 낙상 예방)이 중심이다. 반면 골다공증은 약물치료(비스포스포네이트,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파라토몬 등)로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형성을 촉진해 골절 위험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골감소증이라도 FRAX 등 골절 위험 계산 결과 고위험군으로 판단되거나 과거 골절력이 있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조기 진단과 개인별 위험 평가다. 골감소증을 ‘단순한 노화의 일부’로 치부하지 말고, 생활습관을 점검해 악화를 막는 한편, 의사와 상담해 개인 위험도에 맞는 검사와 치료 시기를 정하는 것이 최선이다.